MUSICA 2025년 7월호 (2025. 6. 15)
*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 부연 설명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해(2024년) 봄에 발매된 ‘미치테유쿠’ 에서도 <손을 놓으면 가벼워지고, 채워진다> 는, 상당히 심플한 언어로 연결되면서 소중한 것, 그리고 진리가 담겨져 있어요. 발매했을 당시의 카제 군에 코멘트에 ‘사랑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주면 줄수록 채워지는 것’ 이라는 말이 담겨져 있는데요. 이건 이 곡 뿐만 아니라 카제 군의 철학을 나타내는 듯한 말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그 코멘트가 전부에요. ‘미치테유쿠’는 맨 처음에, 러브 송을 쓸 작정으로 만들게 된 곡인데요. 그러다 보니 정말로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과) 같은 걸 말하고 있을 뿐이더라구요. 그걸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지금은 이 곡을 발표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 지금까지 말해 왔던 메시지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미치테유쿠에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되었다는. 그런 보람을 느꼈고, 아주 소중한 곡이 되었어요.
‘그레이스’에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전부 다 노래했지만 그 소중한 것을 다시 새로운 접근으로, 새로운 언어로,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시키는 건 의미 없는 재생산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본인의 음악과 메시지를 전하는 행위라는 것을. ‘워킹 하드’ ‘하나’ ‘미치테유쿠’를 만들면서 실감하게 된 부분이 있나요? 그게 아니라면 아직 방황하고 있나요?
글쎄요.. 아직 방황하고 있긴 한데요. 그래도 단순한 게 좋다는 하나의 지침은 확실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언어가 다르다는 것.. 일본어인지, 영어인지. 그 이외의 것들에 대한 고민은 있어요. ‘워킹 하드’에서 일본어와 영어를 정확히 반반 섞는다는 도전을 했었는데요. 그 이후에 낸 곡들은 받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니(영화, 드라마) 일본어만으로 이루어진 곡이 된 거에요.
드라마와 영화 주제가였네요.
맞아요. 그래서 ‘워킹 하드’로 내딛은 발걸음의 연장선상의 끝에 ‘하나’ 와 ‘미치테유쿠’ 가 있네. 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되는 대로 싱글을 하나 둘씩 내게 되었어요. 다음 앨범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건 아직 고민 중인데요. ‘심플’ 이라는 게 하나의 키워드라고 해야 하나요. 이해하기 쉬운 것. 이해하기 쉬운 게 좋다는 것.
또 하나 든 생각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게 엄청나게 많지는 않잖아요.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여기는 지침이 6개, 7개씩 있지는 않아요. 마찬가지로 노래하고 싶은 것 역시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깨달음이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내가 지금까지 지녀 온 신념이나 철학이 플러스 알파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수정할 부분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인 건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게(소재 고갈이) 몇 번째 앨범에서 찾아올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표현하는 사람들은 어느 시점에서 본인이 전하고 싶은 신념이나 메시지를 전부 다 노래해 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큰 변화 없이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전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신념과 메시지를 어떤 새로운 형태의 음악으로 만들 것인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어떻게 신선함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창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게 중요해졌어요.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정말이에요!
카제 군이 겪는 갈등도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네, 맞아요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이제 그만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맞아요.
평생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애초에 저에게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가수로서) 역할이 끝난다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이야말로.. 제가 이제껏 사랑해 온 영어로 표현하는 것, 영어 곡을 통해서 표현한다는 건 확실히 아직 해 보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끝나 버린다면, 제 인생이 끝나 버린다면, 후회하지 않을까. 요즘 들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면 그것인 것 같아요.(영어 앨범 만드는 것)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올해(2024년) 4월에 또 다시 LA에 갔을 때는 가사 세션(작사)에 도전했다고.
키얏-!!!
고군분투했던 것 같은데. (웃음) 구체적으로는 샤이 카터를 시작으로 세 명 정도의 미국 프로듀서, 작곡가와 각각 함께 영어 가사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면서요.
(작은 목소리로)네. 맞아요. 드디어. 되돌릴 수 없게 됐어요..! (웃음)
(웃음) 돌이킬 수 없다니. 왜죠?
어.. 정말로. 많이 고민했거든요. ‘하나’ ‘미치테유쿠’ 싱글을 하나씩 낼 때에는, 예를 들자면 우타다 히카루 씨의 <BAD 모드> 라는 앨범을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일본어와 영어가 반반으로 이루어진 앨범을 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렇게 하려면 각오가 부족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걸 지금 한다면 어중간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우선 싱글을 하나 내 보고, 그걸 한 장의 작품으로 잘 만들었다면 또 다른 곡을 만드는, 그렇게 작품을 만들어 가는. 두 번째 앨범은 그런 식으로 만들었었는데. 그걸 똑같이 반복할지도 모른다는 게 우려가 되었기 때문에, 제가 죽기 전에 도전해 보고 싶은 걸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뭐냐면 전곡을 영어로 저의 오리지널 앨범을 완성하는 거에요. 제 안에는 제가 줄곧 들어온 영어 팝이라는 문맥이 있어요. 그것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그 한 발짝을 내딛은 거에요.
그렇구나.
그래서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건, 만일 제가 영어 앨범을 만들게 된다면 제가 정말로 존경하는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캐리 -저만의 생각이지만- 그런 분들과 같은 곳으로 (같은 수준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요.
정리하자면 일본어이기 때문에 이런 울림이 있고, 일본어이기 때문에 이런 악보와 멜로디인 거야, 라던지. 일본어라는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모국어와는 다른 언어이기 때문에 전달하기 어려워, 라던지.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거죠?
네, 맞아요. 제가 들어 온 것들과 같은 수준이거나, 그걸 뛰어넘지 못한다면 앨범을 내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돌이킬 수 없다는 거에요.
그렇군요. 마이클 잭슨과 동등한 앨범. 그걸 뛰어넘는 작품이라니.. 카제 군이 이루어 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지만. 아주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있네요.
맞아요.. 장난 아니에요. 하지만 일본어 곡을 낼 때도 ‘이런 일본어 곡은 없을 거야.’ 라는. 그런 번뜩이는 마음을 가지고 데뷔했어요, 저는.
맞아요. 실제로 데뷔 곡이 ‘난난’ 이었어요. (카제 군이) 생각했던 대로 된 거에요. 그런 일본어 곡은 들어 본 적이 없었거든.
맞아요. 없었을 거에요. 지금은 그 정도로 마음이 번뜩이지는 않는데. 하지만 정말로, 제가 들어왔던 것들보다 뒤쳐지는 것.. 뭐랄까. 제가 들어 온 음악들이 저에게 준 감정을, (제가 저의 작품을 통해)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것을(그런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마음대로 떠맡게 된 걸지도 모르겠어요, 지금은.
네.
이 정도로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영어 오리지널 곡을 만드려고 하니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분명 일본어로 첫 앨범을 낼 때에도 같은 마음이었겠죠. 단지 그게 영어가 되니 본인이 들어 왔던 게 더 많이 있는. 그런 차이인 건가.
맞아요! 네.. 맞아요. 아마도 일본에서 데뷔하기 전의 마음과 비슷할 거에요. 일본에서 데뷔할 때는 당연히, 그때까지 제가 들어 온 일본의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단순히 그 범위가 넓어진 걸지도 몰라요.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전 세계의 아티스트와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요.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지구상에 도망칠 구석이 없어진 것 같아요. 그렇기에 돌이킬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지금 의지는 충분해?
(웃음)
(웃음)
어.. 글쎄요... 근데 지난 1-2년간 제가 생각했던 페이스대로 활동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어서. 많은 것들이 늦어졌다고 한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어요.
그건 영어곡을 만드는 세션 부분에서?
그렇다기보다는 애초에 어떤 앨범을 만들지, 라는 것. 지금은 전부 영어로 된 앨범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만, 그렇게 된 것도 아주 최근 몇 개월이에요. 사실은 닛산 라이브 전에..
확실히 그렇네. (웃음) 당초에는 (2024년) 6월에 앨범을 내겠다고 했잖아.
맞아요.
카제 군은 개인적으로 어떤 게 가장 어려웠어? 오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우선 한 번 (그레이스, 파나스타로) 모든 걸 다 끝내 버린다. 라는 것에 대해 일본어 표현으로서도 ‘하나’ ‘미치테유쿠’ 로 다시 불태우자. 지금의 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음악,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본인도 보람을 느꼈을 것 같아요.
네.
그리고 ‘워킹 하드’ 를 시작으로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문을 열었고, (음악적으로)세련되게 진화했다고 생각해요. 아시아 투어 이야기나 심플한 게 좋다는 지침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봐도 2022년 ‘그레이스’ 와 ‘파나스타’ 무렵에 느꼈던 이제 모든 걸 다 끝냈어, 라는 것에서부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역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건 영어 곡을 쓰는 것에 있어서의 장벽인 걸까? 아니면 그거 말고 다른 게 있나요?
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앨범이라는 단위에 대한 고민인데요. 요즘 누가 앨범을 제대로 듣기나 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뭔가 통일감 있는, 하나의 시대라고 해야 하나,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야 하나. 영어로는 요즘 Era 라는 말을 사용하는데요. 앨범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제 자신이 하나의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고민되는 것 같아요. 지금부터 일본어와 영어를 적절히 믹스한 앨범을 내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고,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몰라요. 다시 한 장 더, 일본어만으로 된 앨범에 모든 걸 다 쏟아 버릴까. 그런 선택지도 있을 수 있겠죠. 그게 제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는 이유일지도 몰라요.
오히려 요즘엔 미국 레이블에서도 일본어가 들어 있는 곡을 요구하는 상황도 있어요.
네. 하지만 역시 전곡 영어 곡에 도전하고 싶어요. 저는 해외 아티스트의 앨범을 동경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싱글을 먼저 발매하고, 그걸 포함한 앨범을 만드는 방식도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것보다는 한 가지 테마, 하나의 세계관이 정해진 하나의 작품을 앨범으로 완성하고 난 뒤에 거기서 여러 곡을 싱글 커트해 세간에 알리는. 최종적으로는 앨범을 듣게 되는. 다음에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들었어요. 그렇지만 2년 동안 이렇게나 팬 분들이 사랑해 주신 곡을 냈는데. (3집에 포함 안 된 싱글들) 그렇게 대담하게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가 과연 지금인 걸까...
지금부터 하나의 컨셉을 정해서 앨범을 만들고, 게다가 전곡이 영어가 된다면 ‘워킹 하드’ ‘하나’ ‘미치테유쿠’ 같은 곡들은 다음 앨범에 넣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는 거네요.
맞아요. 그 어떤 싱글도 CD에 넣지 않게 되는데, 그것도 좀 신경 쓰여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제가 팝송 CD를 들으면서 해 온 생각인데, 일본판에는 언제나 보너스 트랙이 들어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게 아주 두근거렸거든요. 지금까지의 싱글을 그런 식으로 CD에 넣는다면. 이 곡들이나 이 곡들을 사랑해 주신 팬들을 내팽개치는 게 아니라 새롭고 신선하게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많아요. 그리고 그런 와중에도 라이브가 정해졌으니 라이브 준비도 해야 했고.
그렇네.(웃음)
지금은.. 이제 곧 닛산 스타디움 라이브라서. 그걸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요. 저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 못하거든요. 멀티가 안되서.
그런데다가 닛산 다음에는 밴드 편성으로 아시아 투어도 예정되어 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가사 세션은 어떻게 된 건가요? 가사 세션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죠?
가사 세션은. 제가 훅이 되는 말이나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노래를 준비해서, 때로는 즉석에서 전부 영어 가사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그걸 작사에 특화된 송라이터와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가는 거에요.
그렇구나. 곡을 콜라보하는 것보다 허들이 높은 작업인 것 같은데. 카제는 본인의 인생관을 결부시킨 가사를 쓰니까. 그런 것들을 제대로 나눌 수 없어서 좀 어려웠을 것 같은데.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같이 곡을 만들 파트너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어떻게 찾아내야 할지에 대한 것에는 아주 신중해지고 싶어요. 우선 전제가 되는 건 친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에요.
그렇겠네요. 그 정도로 서로를 이해하고, 깊은 부분까지 제대로 대화가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가사를 만드는 건 어렵겠네요.
맞아요. 그런데 다시 좋은 만남이 되어서, 인생관도 아주 잘 맞고, 친구처럼 사귈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람하고만 할지, 조금 다른 요소를 넣은 뒤에 다른 사람도 만나 볼지. 그런 시도를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사람은 4월부터 함께 한 세 사람 중 하나인가요?
네. 샤이 카터에요. 그 때의 세 명 모두 아주 좋은 세션이었던 것 같아요. ‘역시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은 건가’ 라는 것도 알게 된 것 같고. 아주 좋았는데요. 무엇보다 샤이 카터와 친구가 되었다는 게 가장 컸어요. 나이나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서 친구가 되었다는 게 컸고. 무엇보다도 써 준 말이나 가사가 아주 잘 와닿았어요. 행운이라는 게 제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구나. 그런 사람이 나타난 것 같아요.
잘 몰라서 하는 얘긴데. 영어를 하는 것과 영어로 가사를 쓰는 건 다른 건가요?
뭐랄까. 이게 좋은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요. 그걸 다듬는 횟수도 좀 다른 부분이 있고. 이게 가장 멋진 표현인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방식이 있을까. 그런 가장 좋은 표현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몰라서.
지금은 이런 표현이 더 좋네. 그런 거네요. 언어라는 건 매일 다시 만들어지기도 하니까요.
네. 저는 인터넷 유행어 같은 것도 좋아해서 넣고 싶어하는데. 그런 것도 있고. 어느 정도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지만 그게 최선인지는 판단이 잘 안 서는 것 같아요.
예전에 어떤 아티스트가 미국 진출을 위해 LA로 이주를 했는데. 그가 말하길 언어라는 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 사회나 문화에 몸담고 있지 않으면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영어 가사를 쓸 수 없다. 그래서 이주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맞아요. 저 역시도 언젠가는 제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는데요. 지금으로서는 딱 제가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만일 저의 분신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표현할까, 라는 것에 대한 관심이 생겨요. 그런 콜라보레이션으로 옮겨 가는 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세션을 하면서 본인의 언어를 늘려 가게 되는 것과도 연결되네요. 가사 뿐만 아니라 작곡이나 편곡과 관련된 세션도 그렇고. 음악적인 언어가 늘게 되는 것 같아요.
네. 예를 들면 저는 트랙부터 만드는 건 해본 적이 없는데요. 그런 도전을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저는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런 방식이 지금은 잘 맞는 것 같아요.
가사 세션 이후 최근(2024년) 6월에 롭 바이젤, 서 놀란, 그렉 카스틴과 편곡 세션을 했다면서요. 2022년 4월에 콜라보레이션을 하러 갔을 때와는 또 다른 반응을 얻었나요?
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완성된 데모에 살을 붙여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에 했던 작업과는 또 전혀 달라요. 일단 제가 데모를 제대로 완성해 놓고. 거기서부터 프로듀서들이 살을 붙여 나가는 게 기본적으로는 저의 작업 과정과 잘 맞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A.G.쿡과 ‘하나’ 를 작업했을 때의 연장선 같은 느낌. 저의 성장에 있어서 한 가지 느낀 건, 이전보다도 더욱 친구가 된 것 같다는 거에요. 그 전까지는 그 정도로 깊게 교류할 수 없었어요.. 거기까지 시간을 들일 수 없었던 것도 있는 것 같지만. 요즘에는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다가가면 되겠구나, 라는 걸 알게 된 것. 그래서 지금은 롭 바이젤과 꽤 친구 같은 느낌으로 곡에 살을 붙여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곡을 알려 주거나 같이 식사를 하거나.. 그런 과정을 통해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살을 붙여 가는 작업을 앞으로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롭 바이젤이 지금 가장 밝은 희망이네요. 켄드릭 라마의 ‘Mr. Morale & the Big Steppers’ 때에는 아직 어시스트 엔지니어로 참여하는 정도였는데요. SZA의 ‘SOS’ 는 메인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이에요. 릭 루빈의 추천도 있었다는 기사를 봤어요.
네. 그에게 릭 루빈은 아이돌인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는 여러 가지 것들을 할 수 있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록을 듣고 자랐지만 여러 아티스트들의 어시스트 엔지니어를 하다 보니 지금은 알앤비 힙합 프로듀서를 하게 된 것도 재미있고. 인성도 좋고. 지금 둘이서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어요.
어떤가요, 가까운 시기에 앨범이 완성될 것 같나요?
후후후. (앨범의) 소재가 되는 것들은 절반 정도 만들어진 것 같고. 어떤 방향성으로 갈 지 정하고 어디까지 살을 붙여서 업데이트해야 할지에 달려 있어요. 저는 27세가 지나기 전에 앨범을 내고 싶어요.
생일이 언제죠?
6월 14일이에요.
그렇군요. 이제 10개월 반 남은 건가.
네. 그 때까지는 내고 싶네요.
아까 잠깐, 요즘 시대에 앨범을 앨범으로서 제대로 듣는 사람이 있긴 한 걸까. 라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렇지만 앨범이라는 건 역시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중요한 예술의 형태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단곡 위주의(곡을 하나씩 내는) 시대가 된 지 오래지만 해외 아티스트들이 앨범을 내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 거겠죠.
네. 그만두지 않을 거에요. 역시 앨범이라고 하는, 그 앨범을 하나의 Era, 시대로 만드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그걸 팬들과 공유하는 것의 즐거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앨범이라는 걸 아주 좋아하고, 지금도 아직 앨범으로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도 그런 고집을 부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앨범이) 늦어지게 되는 게 아닐까.. (웃음)
앨범 많이 기대하고 있을게요. 저 말고도 분명 틀림없이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을 거에요.
감사합니다. 정말로. 열심히 할게요.
(Interview 01 - 2024년 7월 29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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